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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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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진 사장 펀드·리츠 손잡고 '호텔리더' 굳힌다

종로구 수송동등 1년새 8개 비즈니스호텔 확보..호텔부문 역량강화 주가모멘텀 기대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이군호 기자2013.02.07 16:23

 

 

이부진 호텔신라 (107,000원 500 +0.5%) 사장(사진)의 비즈니스호텔 영토 확장이 거침이 없다. 최근 1년 사이 펀드, 리츠와 손잡고 장기 마스터리스(Master Lease, 장기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비즈니스호텔만 총 8개로 객실 수는 2400개에 달한다. 현재 호텔신라가 보유한 객실 수보다 2.7배 많은 규모다.

이런 추세라면 객실 수 기준 국내 최대인 롯데호텔(9월 말 국내 기준 3431개)을 따라잡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사장이 마스터리스 전략으로 공격적인 호텔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면세점 위주인 호텔신라의 수익구조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호텔신라, 서울 수송동 비즈니스호텔도 '찜'=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최근 부동산개발업체인 SK D&D와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비즈니스호텔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호텔은 SK D&D가 토지와 기존 오피스를 750억원에 사들여 개발 중인 것으로 지하 5층, 지상 18층 연면적 3만4851㎡ 규모의 4성급 호텔로 개발된다. SK D&D는 부동산 개발비용 등 자금 확보를 위해 조만간 펀드와 리츠 등을 대상으로 호텔 매각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호텔신라가 장기적으로 운영을 책임지는데다 호텔 투자수요도 높아 매각작업이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상당수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들이 호텔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호텔신라는 통상 15~20년 이상 장기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한다"며 "우량한 호텔사업자를 확보했고 입지도 좋아 호텔펀드 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마스터리스 전략으로 1년새 객실 2400개 확보=이번 수송동 비즈니스호텔 건을 포함해 호텔신라가 최근 1년 사이 펀드, 리츠와 손잡고 확보한 비즈니스호텔만 서울 7개, 울산 1개 등 총 8개에 달한다. 모두 객실 수 300개 내외의 4~5성급 호텔이다.

호텔신라가 마스터리스 전략으로 본격적인 비즈니스호텔 영토 확장에 나선 것은 지난해 2월부터다. 당시 호텔신라는 아시아자산운용과 처음으로 경기 화성시 동탄의 비즈니스호텔 마스터리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KT에스테이트(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시아자산운용(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이지스자산운용(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울산 남구 달동), 코람코자산신탁(서울 강남구 서초동) 등이 펀드와 리츠를 통해 개발 중인 비즈니스호텔들을 잇따라 확보했다. 서울 마포구 도화동 비즈니스호텔은 삼성물산 (56,900원 300 +0.5%)이 자체개발 후 펀드·리츠에 매각할 예정이다.

이 호텔들은 호텔신라의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신라스테이' 간판을 달고 올해부터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호텔신라의 객실 수는 현재 891개(신라서울+제주)에서 약 3300여개로 늘어나 국내 최대인 롯데호텔과 어깨를 견주게 된다.

호텔신라는 마스터리스 전략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전국 30여개의 비즈니스호텔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어서 향후 객실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롯데호텔도 비즈니스호텔 브랜드인 '롯데시티호텔'을 잇따라 오픈하며 규모를 키워가고 있지만 마스터리스가 아닌 직접 또는 합작투자로 부지선정 등 개발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스터리스 전략과 투자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호텔신라가 펀드시장의 주요 사업자가 됐다"며 "시장의 많은 물건들이 호텔신라로 몰리자 롯데호텔도 최근에는 마스터리스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해 여러 물건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호텔사업 역량 강화…주가 새 모멘텀 기대=증시전문가들은 이부진 사장의 마스터리스 전략을 활용한 비즈니스호텔 사업 확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마스터리스를 통한 장기 위탁운영은 특별한 비용이 추가되지 않고 운영수익 전체가 영업이익으로 계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화영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자체개발할 경우 토지비 등 개발비용이 필요해 위탁운영에 비해 기대이익률이 낮을 수 있다"며 "마스터리스를 통한 위탁운영은 호텔 한 곳당 영업이익 15억~20억원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객실 수 증가에 따른 고객 추가확보는 면세점 영업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1000개 객실은 1년에 30만~40만명 정도가 이용 가능한 수준인데 20% 정도만 서울 면세점을 방문한다면 전체 면세점 방문자가 5~7%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 도심 호텔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중장기 영업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윤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부터 호텔 수가 지금의 2배 수준으로 증가, 객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 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5년 이후 호텔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면 사업 환경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